영화 기본정보
제목: 빅 미라클(Big.Miracle)
개봉일: 2012년 2월 23일
장르: 드라마(실화를 배경으로 한 작품)
러닝타임: 107분
빅 미라클을 연출한 감독은 켄 콰피스입니다. 그의 작품으로는 사랑할 수밖에 없는 그대, 청바지 돌려입기, 프리티 레이디, 어 워크 인 더 우즈 등 드라마 성향의 작품을 많이 선보인 감독입니다.
빅 미라클의 주연 배우로는 어린 시절 E.T와 청춘스타로 자리매김했던 드류 베리모어, 남자 주인공으로는 존 크래신스키가 커플로 나옵니다.
1980년대 동서냉전은 무엇을 불러왔을까요?
한 줄로 빅 미라클을 요약하자면 빙벽에 갇힌 회색고래 가족 살리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는 당시의 배경을 살펴보아야 영화를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영화의 배경이 된 1980년대는 일명 냉전시대라 불리는 미국을 위주로 한 자유세계와 소련을 위주로 한 공산세계가 팽팽히 맞서던 시대였습니다. 냉전을 경험하지 못한 세대에게 냉전은 먼 나라의 이야기와 같이 느껴집니다. 하지만 냉전시대를 어렴풋이라도 경험한 세대라면 인간과 인간, 국가와 국가, 이념과 이념 간의 분리가 얼마나 평행선을 그리며 달리게 되는지를 새삼 깨닫게 됩니다.
이 이념적 대립이 어떠한 모습으로 나타났는지는 무수한 군비경쟁, 우주를 향한 경쟁 그리고 인류가 누리던 모든 분야에서 자신이 속한 세계가 우수하다는 것을 보여주어야 하는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소련이 우주로 가가린을 올려 보내는 우주개발에 성공하자, 미국은 달 착륙을 추진하게 됩니다. 그리고 우리는 너무나도 잘 아는 암스트롱의 달 착륙을 보게 됩니다. 자유진영과 공산진영은 이렇듯 모든 분야에서 자신이 더 우수하다는 것을 증명하려 서로 경쟁하였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자유세계는 자유주의가 가장 우월한 국가의 운영방식이라고 믿고 성장을 추진해 왔고, 공산주의는 평등이 모든 인민의 삶을 윤택하게 하고, 그것이 유토피아라는 꿈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당시 정치인들은 본인들이 속한 이념이 더 우수하다는 것을 서로 증명해야만 했습니다.
결국 모든 대립은 삶의 모든 분야에서 대립을 가져왔습니다. 지금은 화해의 장으로 인식되는 스포츠 분야에까지 반목과 대립은 나타났습니다.
공산진영인 모스크바에서 열린 1980년 올림픽에는 자유진영 60여 개국이 보이콧을 하였고, 그다음 1984년 자유진영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개최된 올림픽에는 공산진영 18여 개국이 보이콧을 하는 결과가 초래되었습니다. 결국 1988년 제24회 서울 올림픽은 이를 해결하는 화해의 장이 되었습니다. 이 영화의 배경이 되는 1988년은 이렇듯 사회적으로 대립하고 부딪히면 전쟁으로 발전할 것만 같은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인류애를 경험하는 사건이 발생한 것이었습니다.
그렇기에 영화는 냉전의 시대에 이념과는 전혀 상관없는 동물을 향한 인류애와 이 동물을 구출하기 위한 자유-공산 진영을 뛰어넘는 인간의 협력을 보여줌으로써 더 진한 감동을 전해주게 됩니다.
고래가족에게 빅 미라클은 생겼을까요?
1988년 알래스카의 뉴스를 통해 알려진 한 가지 소식이 전국에 전파를 타게 됩니다. 그것은 먹이를 찾기 위해 북극까지 오게 된 회색고래 가족이 커다란 빙벽 안에 갇혀 오도 가도 못하는 사건이 발생했던 것이었습니다.
이 안타까운 뉴스가 그저 그렇게 방영되고 말았다면 이 영화는 우리에게 진정한 감동을 전해주지 못했을 것입니다.
회색고래 가족이 맞이한 안타까운 소식은 전국을 강타하게 되었고 수많은 사람들은 2주일이라는 시간 동안 회색고래 가족 살리기에 온 힘을 쏟게 됩니다.
이 뉴스는 환경보호단체의 노력을 통해 26개국에 소개될 만큼 큰 관심과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 결국 이목이 집중된 이 회색고래 가족은 미군과 러시아 쇄빙선까지 도움을 주는 결과를 가져오게 됩니다. 얼음에 구멍을 내어 고래에게 숨구멍을 제공하고 회색고래가 이동하게끔 하는 인간의 작은 노력은 결국 쇄빙선이라는 더 큰 힘과 기계의 도움을 이끌게 되는 것이었습니다.
영화의 클라이맥스에는 러시아 쇄빙선이 기계 파손의 위험을 무릎 쓰고 빙벽을 깨는 데 성공하여 결국 회색고래 가족은 갇혔던 빙벽에서 나와 바다로 나아가게 됩니다.
그리고 오랜 시간 이어져오며 결코 해결될 것 같지 않았던 미국과 소련의 냉전은 회색고래를 돕는 하나의 사건 속에서 대화의 물꼬가 터지게 되고, 이는 냉전을 마무리 짓게 하는 화해의 무드를 만드는 결과를 초래하게 됩니다. 그 무엇보다 감격스러운 결말이라고 할 수 있죠.
동서냉전을 화해무드로 변화시킨 빅 미라클 사건
결국 사람이 살아가는 모습에 이념은 우선 될 수 없음을 빅 미라클 영화는 보여주고 있습니다. 덩치는 사람의 몇 배가 되는 큰 회색고래이지만 빙벽에 갇혀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회색고래. 그 동물과 공존하는 것도 인류가 함께 해야 하는 삶의 모습이었습니다. 빙벽에 갇힌 회색고래가 죽음을 맞이하였더라도 인류는 그 죽음을 잊고 곧 일상으로 돌아가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인류애라는 모습에서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를 바라본다면 동물과 사람, 사람과 사람 간의 평화와 공생은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원동력이 됩니다.
이 회색고래가 동서 냉전을 종식시켰다고 단언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마지막 빙벽을 깨기 위해 배의 파손 위험 속에서도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러시아 쇄빙선의 모습에서 이미 동서 간의 이념 대립은 서서히 무너지고 있음을 영화는 간접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냉전을 모르는 세대라면 인간과 인류애를 함께 생각하는 좋은 영화 빅 미라클을 보며 온 가족은 따스한 위로와 회복을 갖게 될 것입니다.